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86년, 광복 60주년이 되는 오늘까지, 우리는 임시정부의 업적을 기리는 일은 물론 그 정신을 제대로 이어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많은 애국선열과 역사 앞에 얼마나 부끄럽고 죄스러운 일인가!

우리 헌법 전문에는 이미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건국 기반이 바로 임시정부임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임시정부 기념관 하나 세우지 못한 것은 역대 정부와 온 겨레가 짊어진 큰 부채이다.

우리의 임시정부는 조국의 독립을 되찾고자 일어난 2·8선언과 3·1운동을 계기로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되었다. 임시정부의 애국지사들은 가족과 자신의 안녕을 뒤로한 채 오직 조국의 광복을 위한 신념으로 단절된 국맥을 다시 잇고 국혼을 지키고자 했다. 임시정부는 이봉창·윤봉길 의사들의 의혈 투쟁을 비롯하여 쉼 없는 항일운동을 전개하고 한민족의 건재함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또한, 광복군을 조직하여 일제에 선전포고를 하고 연합군의 일원으로 일본 제국주의와 싸웠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27년 동안 중원 천지를 전전하며 국권 회복을 위해 싸워온 일제 강점기 한민족의 대표기관이었다. 또한 우리의 임시정부는 가장 잔혹했던 일제에 맞서 세계 식민지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저항하며 존속한 망명정부였다. 임시정부의 이 같은 활동은 카이로 선언 등 연합국의 전후처리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국제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따라 그 찬란한 역사 현장을 탐방하고 애국지사들의 활동무대와 각종 사료를 보존하여 국민의 역사교육과 민족정기의 산실이 되도록 정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 답사 단원일동은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하고 임시정부를 재조명하여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고자 그 첫발을 내딛는다. 그리하여 우리 민족사의 찬란한 등불로 빛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여명을 밝힐 것을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