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 / 독립견문록, 임정을 순례하다 ⑩충칭 (上) ◆
![중국 충칭 위중구 중심가에 위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가 29일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김유태 기자]](https://file.mk.co.kr/meet/neds/2019/03/image_readtop_2019_182841_15536121253684946.jpg)

중국 충칭 위중구 중심가에 위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가 29일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김유태 기자]
중국 충칭시 위중구 쩌우룽루 37호. 반투명 패널로 둘러친 공사 현장의 소음이 서서히 걷히고, 짙은 석양이 천천히 드리우던 중이었다. 회백색 벽돌 기둥이 격자 모양으로 장식된 건물 한 채가 주광색 가로등 사이에서 찬연하게 빛났다. 복원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건물이다. 29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던 중이었다. 해질 무렵인지라 일단 철수하고, 다음날인 15일 총사령부 건물을 다시 찾아 삼차로 건너편 호텔의 10층 비상계단에 올랐다. 이선자 전 충칭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부관장이 앞장서며 "여긴 총사령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오는 비밀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한국광복군 총사령부를 한눈에 조감했다. 공사는 끝무렵이었다. 빨간 타워크레인 한 대가 우뚝 멈춰서서 수개월 걸린 공사의 흔적인 양 남아 있었다. 지상 3층 건물 옥상에 옥탑 형태의 작은 건물을 또 얹은 모습, 그 위를 덮은 삼각지붕의 기와까지도 더할 나위 없이 깔끔했다. 외관과 형태는 거의 다 갖춰졌으므로 곧 손님맞이용 내부 단장이 시작될 것이었다.


1942~1945년 사용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옛 건물의 모습. 2014년 6월 당시 매일경제신문 정혁훈 베이징특파원이 촬영한 사진이다. 복원된 건물과 방향은 다르지만 거의 비슷하다.
스마트폰을 켜고 신문사 데이터베이스(DB)와 옛 뉴스 이미지를 검색하자 과거와 환영이 겹쳐졌다. 미세한 차이점도 여럿 감지됐다. 삼각지붕 아래 붉은 빛깔의 부챗살 모양 뼈대가 복원된 건물에선 보이지 않았다. 검은 창문 사이마다 일렬로 가지런히 튀어나온 회백색 벽돌 기둥도 옛 건물에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길가에서 보기에 총사령부 건물 방향이 세로에서 가로로 90도 가까이 틀어져 있었다. 재개발 중인 건물 뒤편과의 연계성을 충칭시 정부가 고려한 결과로 해석됐다. 충칭의 한국광복군 총사령부는 참 사연 많은 건물이다. 충칭시 도시개발 계획에 따라 수년 전부터 철거 위기에 놓였다. 2014년 12월 충칭시로부터 보존을 약속받았고 중국 정부도 이를 승인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그러나 2015년 3월 건물이 임시 해체된 사실이 알려졌고, 이후 복원 시기 여부를 두고 양국이 저울질에 들어갔다.
해방비(解放碑)에서 고작 100m가량 떨어져 있을 만큼 엄청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중국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마당로 임시정부 청사이듯 충칭에 들른 한국인이 반드시 방문하게 될 명물은 이곳 한국광복군 총사령부가 되리란 확신이 점차 강해졌다. 홍소연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추진위 자료실장은 "보존과 복원보다 더 중요한 건 방문과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충칭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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