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강제 반출된 조선왕실의궤, 이충무공 전서(왼쪽 사진), 대전회통(오른쪽), 증보문헌비고 등 고문서 147종 1200책이 6일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외교통상부가 5일 밝혔다.

반환되는 도서는 조선왕실의궤 81종 167책, 이토 히로부미 반출 도서 66종 938책, 증보문헌비고 2종 99책, 대전회통 1종 1책이다. 일본은 지난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 방한 때 대례의궤 1책, 왕세자가례도감의궤 2책, 정묘어제 2책 등을 우선 반환한 바 있다.

이번에 반환되는 조선왕실의궤는 조선 왕실 행사에 대한 일체의 기록을 담고 있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조선총독부가 1922년 80종 163책을 일본으로 빼내갔으며, 일본 궁내청도 1종 4책을 자체 구입해 보유해왔다.

이토 히로부미가 반출한 책은 1906~1909년 한·일관계 조사자료로 쓰기 위해 빼내간 77종 1028책 중 1965년 한·일 문화재협정에 따라 반환한 11종 90책을 제외한 나머지 책들이다. 이 중 국조통기 10책과 갑오군정실기 10책 등 5종 107책은 유일본으로 추정된다. 유득공이 편집·간행한 충무공 이순신의 시문집인 이충무공 전서 1종 8책이 포함돼 있는데, 난중일기를 비롯해 충무공이 임진왜란 중 올린 장계 등이 담겨 있다.

증보문헌비고는 조선의 문물제도를 정리한 백과사전으로 동국문헌비고를 보강해 정리한 완성판이다. 대전회통은 1865년 편찬된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으로 1905년 형법대전이 제정될 때까지 조선 행정법 체계의 근간을 이뤘다.

일본 측은 6일 오후 나리타 공항에서 고문서들을 대한항공 항공기 두 편에 나눠 실어 한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도서가 도착하면 박석환 외교부 1차관과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가 인수인계를 확인하는 구상서를 교환한 뒤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진다. 이로써 일본은 지난해 8월 간 나오토 총리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반환하겠다고 약속한 반출 도서들을 모두 반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