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00년
HOME > 열린마당 > 보도자료

제 목 이제 민주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글쓴이 관리자
날 짜
20-10-15 10:08
조회(3428)
이제 민주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사례 1.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나라사랑교육’이라는 정부 주도 사업을 진행한다. ‘안보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진행된 이 사업은 유아에서부터 초‧중‧고등학생, 대학생, 공직자, 예비군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실시됐다. 시대착오적 ‘북맹·종북몰이교육’, ‘선거용 우편향교육’이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2017년에는 예산을 160억 원으로 증액하는 등 박승춘 처장은 거침이 없었다. 나라사랑교육은 보훈처 산하 ‘보훈단체’들이 위탁받아 진행했다.


사례 2. 문재인 정부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은 2019년 8월에 낙마한다. 상이군경회 등 ‘보훈단체’들이 주도한 20만 명 서명 해임촉구탄원서가 영향을 미쳤다. 수의계약 남용 등 상이군경회 수익사업 운영 난맥상에 보훈처가 제동을 건 것이 갈등의 원인이었다.


이명박근혜 정부 시절, 우리가 목도한 것은 비가역적이라고 생각했던 역사의 진전이 어이없이 퇴행하는 모습이었다. 이때 정권과 함께 역행의 일익을 담당했던 것이 ‘보훈단체’였다. 보훈단체라는 막강한 조직을 뒷배로 둘 때 보훈처장은 승승장구했고, 보훈단체의 눈 밖에 났을 때 보훈처장은 낙마한다. 피우진 전 보훈처장은 이를 “보훈처 위에 군림하는 보훈단체”라고 표현했다.

보훈단체

보훈단체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유공자’와 ‘보훈대상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가보훈기본법 제3조에 따르면 ‘국가유공자’는 △일제로부터의 조국의 자주독립 △국가의 수호 또는 안전보장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발전 △국민의 생명 또는 재산 보호 등 공무수행이라는 4가지 중 하나의 목적을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이다. ‘독립’ ‘호국’ ‘민주’ ‘사회공헌’이라는 공적 가치를 체현한 사람들이다.


또 ‘보훈대상자’란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또는 가족으로서 보훈 관계법령의 적용대상자가 돼 예우 및 지원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보훈대상자는 2017년 12월 31일 기준 257만3100명이다. 그 가운데 96.3%가 군인(일부 경찰 포함)과 그 유족 또는 가족이다. ‘호국’ 가치와 관련한 보훈대상자가 250만 명에 달한다. ‘독립’ 관련 보훈대상자의 비중은 2.9%, ‘민주’ 관련 보훈대상자는 0.8%에 불과하다. 한국사회에서 존중되는 공적 가치는 사실상 ’호국‘ 하나에 불과하다.



이 보훈대상자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것이 ‘보훈단체’다. 보훈대상자의 불균형이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국가유공자단체법에 의해 국가나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받는 14개 보훈단체 가운데 ‘독립’ 관련 광복회 한 곳과 ‘민주’ 관련 4.19민주혁명회,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공로자회 등 세 곳을 제외한 상이군경회, 전몰군경유족회, 전몰군경미망인회, 재일학도의용군동지회, 무공수훈자회, 재향군인회, 고엽제전우회, 특수임무유공자회, 6.25참전유공자회, 월남전참전자회 등 10곳이 ’호국‘ 관련 보훈단체다. 이들 보훈단체들은 16개 광역시·도 보훈회관 지부와 229개 시・군・구 보훈회관 지회 공간을 사무 공간 등으로 사용한다. ‘호국’ 가치의 강고한 제도화다.


5.18 특별법에 의해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등이 조직됐지만, 이들은 모두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이들 조직은 법 개정을 통한 보훈 공법단체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호국’의 압도적인 우위 속에 ‘독립’과 ‘민주’와 ‘사회공헌’이 명목상으로 존재하는 것. 이것이 대한민국 보훈의 실상이다.


87년 6월 항쟁과 촛불혁명을 거친 한국사회지만, 제도로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가치는 ‘호국’이다. 제도화된 공적 가치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사회는 ‘기울어도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박승춘 전 보훈처장의 ‘극우 교육’은 이런 제도적, 물적 토대에서 가능했다. 피우진 전 보훈처장의 낙마 역시 이 맥락에 있다. ‘호국’ 관련 보훈단체들의 막강한 조직력을 고려할 때, 2017년 제19대 대선, 2018년 제 7대 지방선거, 올해 제21대 총선의 결과는 ‘이변’에 가깝다.

민주의 ‘제도화’를 위한 민주유공자법

1995년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출범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동안 ‘어용’으로 지탄받던 한국노총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고 생각했다. 한국노총이 더 존재해야 할 명분이 없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이 어려운 시기를 버텨냈고, 지금 한국사회에는 양대 노총 체제가 자리 잡았다. 한국노총을 향한 ‘어용’ 지적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노총의 생존비결은 ‘제도화’에 있었다. 지역본부 등 전국적으로 자리 잡은 조직들은 건물 등의 소유를 통해 물적 기반을 가지고 있었고, 이 물적 기반으로 조직의 근간이 흔들리는 시절을 견딜 수 있었다.


한국노총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강고한 근간조직으로 자리 잡은 ‘호국’ 관련 보훈단체들을 해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존을 모색해야 하며, 이들의 폭주를 제동할 최소한의 제동장치가 필요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교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87년 6월 항쟁과 촛불혁명이 우리에게 부과한 시대적 사명에 응답해야 하는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이것은 민주 가치의 ‘제도화’, 즉 민주 가치 보훈공법단체 조직이며 그 첫걸음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이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의 의미는 2000년 제정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개념화된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등 열사들에게 ‘국가유공자’라는 정당한 명예를 부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87년 6월 항쟁과 촛불혁명이 열어젖힌 새로운 대한민국에서 이른바 민주화세대는 스스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에 다시 어떻게 공헌해야 하는지를 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제도화’를 통해.


박덕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사무국장
게시물 1,053건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김자동회장 제2회 우당상 수상 관리자 2020-12-02 310
<인터뷰>김자동회장님과의 인터뷰 관리자 2020-11-17 740
<왜냐면>전태일을 외면하는 김창룡의… 관리자 2020-10-22 3450
이제 민주의 '제도화'가 필요하… 관리자 2020-10-15 3429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사건' … 관리자 2020-09-10 3895
보훈혁신안이 보훈처 서랍속으로 사라진 이… 관리자 2020-06-19 7337
[이만열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박’ 우… 관리자 2020-01-17 9417
“단지 역사는 제대로 기록돼야 한다”-통… 관리자 2019-11-06 9943
위안부 보도 ‘우에무라의 투쟁’…“혼자… 관리자 2019-10-11 10007
“약산 빼놓고 한국독립운동사 쓸 수 없다… 관리자 2019-06-19 13836
시민사회계 원로 "약산 김원봉을... 지금이… 관리자 2019-06-19 15539
“약산 당리당략에 이용하는 현실 통탄”-… 관리자 2019-06-19 13343
역사 원로 18명 “약산 김원봉, 당리당략 … 관리자 2019-06-17 13253
[독립견문록] 독립의 기억, 제도화하라-매… 관리자 2019-06-17 13199
[독립견문록] "백범은 수십만 독립운동가중… 관리자 2019-06-17 13237
[독립견문록 ⑩충칭 (下)] 독립열사 마지막… 관리자 2019-06-17 13351
[독립견문록 ⑩충칭 (下)] "통일된 나라만 … 관리자 2019-06-17 13212
[독립견문록 ⑩충칭 (下)] "대한민국, 광복… 관리자 2019-06-17 13116
1,053 김자동회장 제2회 우당상 수상 관리자 2020-12-02 310
1,052 <인터뷰>김자동회장님과의 인터뷰 관리자 2020-11-17 740
1,051 <왜냐면>전태일을 외면하는 김창룡의… 관리자 2020-10-22 3450
1,050 이제 민주의 '제도화'가 필요하… 관리자 2020-10-15 3429
1,049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사건' … 관리자 2020-09-10 3895
1,048 보훈혁신안이 보훈처 서랍속으로 사라진 이… 관리자 2020-06-19 7337
1,047 [보도자료] <동아시아 역사와 대한민국 … 관리자 2020-04-07 600
1,046 [이만열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박’ 우… 관리자 2020-01-17 9417
1,045 “단지 역사는 제대로 기록돼야 한다”-통… 관리자 2019-11-06 9943
1,044 위안부 보도 ‘우에무라의 투쟁’…“혼자… 관리자 2019-10-11 10007
1,043 "일본보다 우리 정부 더 증오, '친일… 관리자 2019-07-31 1110
1,042 “약산 빼놓고 한국독립운동사 쓸 수 없다… 관리자 2019-06-19 13836
1,041 시민사회계 원로 "약산 김원봉을... 지금이… 관리자 2019-06-19 15539
1,040 “약산 당리당략에 이용하는 현실 통탄”-… 관리자 2019-06-19 13343
1,039 역사 원로 18명 “약산 김원봉, 당리당략 … 관리자 2019-06-17 13253
 1  2  3  4  5  6  7  8  9  10    


(우:03173) 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5길 19 로얄빌딩 602호 / TEL : (02)3210-0411,  732-2871~2 /   FAX : (02)732-2870  
E-MAIL : kpg19197837@daum.net
Copyright 2005 Korea Provisional Governmen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