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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건국’이냐, ‘정부수립’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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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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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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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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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1-04 14: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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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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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81104010324300650020 (25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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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이냐, ‘정부수립’이냐
‘1948년 8월 15일’ 의미 규정 놓고 학계 격론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지난 8월 광복절을 앞두고 역사학계에선 ‘건국 60년’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었다. 1948년 8월15일의 대한민국 정부 출범을 ‘건국’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정부 수립’으로 규정할 것인지를 놓고 팽팽한 설전이 오갔다. 보수진영은 ‘건국 60년’, 진보진영은 ‘정부 수립 60년’으로 파악한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명확하게 갈라지는 게 아니다.
5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 팰리스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정배) 주최로 열리는 ‘대한민국 건국 시점과 임시정부 성격에 관한 재조명’ 주제의 학술회의에선 다시 한번 이를 둘러싼 격론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성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와 양동안 교수는 각각 ‘정부수립’과 ‘건국’의 견해를 뚜렷이 밝힐 예정이어서 학술회의의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 건국론 = 양 교수는 발표문 ‘국가형성 이론을 통해 본 대한민국의 건국’을 통해 “건국에 해당하는 사회과학 용어는 ‘국가의 형성(state-making)’”이라며 “국가란 지리적으로 경계가 설정된 영토 내에서 그 영토와 그 위에 거주하는 인구(국민)에 대해 지속성 있는 통치기구(정부)를 통해 주권적 지배를 행사하는 포괄적인 정치적 결사”라고 규정했다.
다시 말해, 국가의 구성에 필수적인 요소들은 영토, 국민, 정부, 주권 등 4개라는 것이다.
양 교수는 이어 “현대 국제법에서는 임시정부의 승인 획득 요건으로 일정한 영토 내에서의 실효적인 통치 행사를 제시하고 있다”며 “한반도 내의 어느 조그만 지역에 대해서도 실효적 통치를 행하고 있지 못했던 재중(在中) 임시정부는 정확한 의미에서는 임시정부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따라서 “우리 민족의 국가 형성 행위는 민족의 역량 부족으로 인해 1945년 8월15일 우리 민족의 영토를 식민지로 지배해온 일본이 미·소 연합국에 항복할 때까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우리 민족의 국가 형성 과정은 8·15해방 직후부터 비로소 실질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은 8·15해방 후 영토와 국민은 확보되고 정부와 주권은 확보되지 못한 조건에서 이승만 중심의 건국주도 세력의 노력 끝에 1948년 8월15일 정부와 주권을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새로이 건국(국가형성)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날 건국주도 세력이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선포하고, 그보다 포괄적인 사건인 대한민국 건국을 선포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양 교수는 “임시정부 구성원들은 자기들이 국가를 건립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선 그들은 자기들이 만든 결사의 명칭을 ‘임시정부’로, 자기들이 만든 헌장·헌법을 ‘임시 헌장·헌법’으로 명명했으며 이런 사실은 임시정부 구성원들이 국가를 건립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 정부 수립론 = 박 교수는 발표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건국’을 통해 “1919년 9월16일 3부가 통합되면서 정식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한 것은 3·1독립운동으로 표출된 2000만 민족의 총의에 따라 대한민국을 건국한 정치행위이며, 1910년 일제가 무력으로 강탈한 국권을 재탈환한 것”이라며 “이로써 대한민국은 정식으로 출범한 것이며 단지 정부만 임시정부에서 정식정부로 바꾸면 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3부란 3·1운동 직후 국내외에 수립된 독립정부를 말한다. 즉, 러시아령 블라디보스토크의 대한국민회의(3월17일 대통령 손병희), 중국 상하이(上海)의 대한민국 임시정부(4월13일 국무총리 이승만), 13도 대표가 서울에 모여 조직했다고 주장하는 한성정부(4월23일 집정관 총재 이승만) 등이다. 이들 세 정부가 상하이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통일된 것이 1919년 9월16일이었다.
박 교수는 “3부 통합으로 대한민국이란 국호가 정해지고 유일 합법정부가 된 것”이라며 “임시정부는 국호 외에도 연호를 대한민국 원년, 건국 4252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1948년 8월15일에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선언했지, 건국이라 하지 않았으며 이때까지도 민국 연호를 사용한 점을 지적했다. 박 교수는 “당시 정부를 수립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건국했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이는 1919년 이미 대한민국이 건국돼 임시정부를 수립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용중 동국대 교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제법적 지위와 성격’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망명정부가 합법성을 부여받기 위해선 소재지 국가의 승인이 필수적”이라며 “국제법에 입각한 주권적 권리를 주장했고, 소재지 국가의 승인을 얻었으며, 본국 정부를 대신해 국가행위를 한 점을 볼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제법상 합법적 망명정부로서 수립됐다고 평가된다”고 결론내렸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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