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가 최근 찾아낸 윤 의사의 야학 교재인 농민독본 ‘한글편’. 기념사업회는 윤 의사의 사당인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 이 한글 교재를 발굴했다.

ㆍ농민·청소년 가르치는 데 사용
ㆍ예산 충의사서 ‘농민독본’ 발견

일제강점기 중국 상하이 홍커우공원에서 사제폭탄을 던져 일본군 수뇌부를 폭사시킨 뒤 순국한 매헌 윤봉길 의사(1908~1932)가 농민과 청소년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데 사용한 교재가 발견됐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는 24일 “<농민독본> 1권의 일부를 발견했다”며 8쪽짜리 한글 교재를 공개했다. <농민독본>은 윤봉길 의사가 야학교재로 사용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책으로, 총 3권 가운데 1권은 유실된 것으로 알려져왔다.

이 교재는 자음과 모음을 소개한 ‘소리의 갈래’와 한글 맞춤법을 설명한 ‘조선글 마침법’ 등으로 구성돼 있고, ‘훈민정음예의본’과 ‘용비어천가’의 일부를 한글로 옮겨놓았다.

윤 의사는 이 교재에서 글을 모르는 농민들이 쉽게 한글을 읽힐 수 있도록 ‘소리의 갈래’ 편에서 ‘ㅋ,ㅌ,ㅍ,ㅊ은 ㄱ,ㄷ,ㅂ,ㅈ에 ㅎ이 섞여서 발음을 할 경우 막힌다=마킨다, 좋고=조코, 벋힌다=버틴다, 좋다=조타라고 읽는다’라고 우리말 발음의 원리를 설명했다.

이 교재는 기념사업회가 윤봉길전집 편찬과정에서 그의 저술과 친필 원고를 확인하다 윤 의사의 사당인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 발견했다. 발견 당시 교재는 3권 ‘농민편’ 앞부분에 포개진 상태로 수장고에 보관돼 있었다.

<농민독본>은 윤 의사가 19세 때인 1927년 야학 교사로 일하며 직접 쓴 책이다. 예절과 격언, 인사법 등을 적은 ‘계몽편’과 농민도 조선의 주인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회의식을 담은 ‘농민편’ 등 2권이 남아 있다. 윤 의사의 유품과 함께 보물 제568호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발굴된 제1권 ‘한글편’은 모두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왔으며, 윤 의사가 직접 한글 교재를 만들어 농민들을 교육한 사실은 학계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기념사업회는 이번에 발견한 자료를 포함한 <농민독본>, 윤 의사가 지은 한시 300여편과 친필편지 등을 모아 의거 80주년인 내년 <윤봉길전집>을 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