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14일 이전에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에게만 유족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일제강점기에 항일운동을 한 공로로 2009년 건국포장이 추서된 애국지사 권헌문 선생의 손자가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은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애국선열이나 일제에 항거한 사실이 있는 애국지사의 유족 1명에게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는데, 그 유족이 손자녀일 때에는 독립유공자가 1945년 8월14일 이전에 사망한 경우에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일제에 항거하다 1945년 8월14일 이전에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들이 받은 생활의 어려움이 더 컸을 것이므로 이들에 대한 배려의 필요성이 더 크다”며 “1945년 8월15일 이후에 사망한 애국지사의 손자녀에게 보상수급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는 합리적인 차별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해당 법률 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인 차별로서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권 선생의 손자는 선생이 1953년 12월 사망했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관련 법 조항이 합리적 이유 없이 1945년 8월15일 이후 숨진 독립유공자의 손자녀를 차별한다며 2009년 헌법소원을 냈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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