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송병준의 후손이 인천 부평미군기지 일대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낸 토지 소유권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일제강점기 송병준이 취득한 땅이 아무런 이유없이 국가로 귀속된 것은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던 지난 2002년 이후 9년여만이다.
15일 대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김지형 대법관)는 송병준의 증손자 송모(66)씨 등이 인천 부평미군기지 일대 땅 30여만㎡를 돌려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친일 재산은 취득, 증여 등 원인행위 당시에 국가 소유로 한다'고 규정한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한일병합조약 등 국권 침해조약을 체결·조인하거나 이를 모의한 자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보는 것, 이들이 광복때까지 취득한 재산을 친일행위의 대가로 추정하는 것 등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송병준의 증손자 송씨는 지난 2002년 "소유권이 국가에 있음을 입증하는 구 토지대장과 임야대장이 위조되거나 사후에 허위 작성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원인 무효로 인한 소유권 등기말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역사회에서 7년간 끈질긴 반환운동 끝에 미군기지 반환 결정이 나온 지 6개월여 지난 시점이었다. 하지만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송병준이 일제 총독부로부터 공적을 인정받아 불하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이 땅은 1925년께 국가로 강제 귀속돼 일제 조병창이 들어서 사용되다 해방후 주한미군이 주둔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계기로 100여년동안 외국인에 의해 점령된 땅인 부평미군기지 부지가 서둘러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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