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에서 열린 첫 추모제>

죽산 조봉암 선생 사후 52년 만에 죽산의 고향인 인천에서 시민들이 죽산 동상 건립 성금을 모으고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쟁적으로 동상 유치에 나서는 등 ‘죽산 바람’이 뜨겁다. 초대 농림부 장관과 국회부의장을 지낸 죽산 선생은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부상했지만, 1959년 7월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사형이 집행됐으며 올해 1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새얼문화재단 관계자는 3일 “사법부의 무죄 판결에 이어 지난 3월 둘쨋주 수요일 새얼아침대화 때 죽산 선생 강연회가 열린 뒤, 시민들이 죽산 선생의 명예 회복을 위한 자발적 동상 성금 모금운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넉달이 지난 현재 시민 1168명이 모금에 동참했고, 성금액도 새얼문화재단 1억원 등 모두 5억1481만여원에 이르고 있다. 가족 단위나 임신중인 태아 이름으로 성금을 내는 등 시민들의 성금도 쇄도하고 있다.
죽산 선생의 동상 건립 운동에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 지역 단체와 학교·기업·노동계, 여야 정치인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노인회 인천연합회 이기인 회장과 오시아이(OCI)㈜ 이수영 회장이 3000만원씩을, ㈜선광 심정구·심충식 부회장과 조진형 국회의원,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이 1000만원씩을 보탰다.
자치단체들의 죽산 선생 동상 유치 열기도 뜨겁다. 인천 동구는 죽산이 관내에서 선거사무소를 여는 등 정치활동을 했다는 근거를 내세우고 있고, 부평구는 죽산의 국회의원 지역구인 점을 들어 오욕의 역사를 상징하는 부평 미군기지에 동상을 세우자고 주장한다. 강화군은 죽산 선생이 태어난 고향이라는 점을 들어 동상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한편 죽산 선생에 대한 대법원 무죄판결 뒤 지난달 31일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에서 열린 첫 추모제에서 송영길 인천시장 등 참석 인사들은 “죽산 선생의 독립 유공자 지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첨부사진 출처 : 한겨레 신문 2011년 08월 03일 기사의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