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연 등 19명 독립유공자 서훈 박탈
보훈처, 친일행적 공식인정
유족이 소송낸 김성수 ‘유보’
국가보훈처가 장지연 <황성신문> 주필과 윤치영 초대 내무부 장관, 이종욱 전 동국대 이사장 등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9명의 독립유공자에 대한 서훈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이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친일규명위)의 친일행위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진행중인 김성수 <동아일보> 창업주는 일단 제외됐다.
9일 이성남 민주당 의원이 보훈처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보훈처는 지난달 23일 행정안전부에 ‘독립유공자 서훈 취소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19명의 서훈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으로, 보훈처는 지난달 11일과 15일 두 차례 독립유공자 서훈취소 심사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의결했다.
취소 결정이 난 19명 가운데는 친일규명위가 친일행위를 했다고 결정한 김응순 장로교 목사 등 5명도 포함됐다. 보훈처의 서훈 취소 결정은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확정된다. 보훈처는 1996년에도 친일행위가 드러난 박연서 목사, 서춘 <매일신보> 주필 등의 서훈을 박탈한 바 있으며, 이번 결정이 두번째다.
앞서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4389명의 친일행위를 담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면서 1920년대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19명 대다수가 중일전쟁이 시작된 1930년대 후반부터 전쟁에 협력하는 친일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친일인명사전>과 친일규명위를 통해 이들의 친일행위가 공식적으로 확인돼 취소를 결정했다”며 “김성수의 경우는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보훈처의 이번 결정은 시민사회와 학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열매를 맺은 것”이라며 “역사정의 실현에 커다란 진전이며, 진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밝혀진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1962년부터 일제강점에 저항하거나 독립운동 경력이 있는 이들에게 건국훈장(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 애족장),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 등을 수여해왔다. 올해까지 포상을 받은 이들은 모두 1만2267명이며, 이들은 보훈급여금, 교육·취업·의료 지원 등의 예우를 받는다. 이번에 서훈 취소 결정이 내려진 19명은 건국훈장 독립장 4명, 애국장 3명, 애족장 11명, 건국포장 1명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