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사퇴 위원 9명으로 늘어… 정치권도 가세
교육과학기술부 자문기구인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역추위) 위원들이 역사교육과정 고시안의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무단 변경된 데 반발, 사퇴하면서(경향신문 9월20일자 12면 보도) 역사교육과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20일 “일괄변경한 교육과정 변경고시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장관 자문기구 위원들이 대거 사퇴한 것은 교육과정 개편 과정이 얼마나 심각하고 문제가 많은지 여실히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신창현 부대변인도 “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모두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역사학계의 합의가 전무한 상황에서 역사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정권이 바뀐김에 아예 후세대의 역사의식을 통째로 조작해내고 이를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발상은 불순하기 짝이 없다”고 논평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역추위원 일부가 새 역사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 용어 도입을 반대하며 사퇴 입장을 표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대한민국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명시하고 있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지배이념”이라고 밝혔다.
이날 역추위원 한 명이 추가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돼 사퇴한 위원은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또 다른 위원도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절차상 문제가 분명히 있다. 다만 해결방법을 심사숙고 중”이라고 밝혀 다른 방식의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역추위 부위원장과 국사편찬위원회의 편사부장 등 관계자들과 막판까지 협의를 거쳤다”면서 “역추위 자문 의견이 절대 기준은 아니며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예전 교과서에도 숱하게 등장한다”고 반박했다.
교과부는 “위촉된 위원이 사의를 밝히면 자동 해촉된다”면서 “일부 위원의 추가 위촉 필요성은 위원장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서 집필기준이 역추위 자문을 거쳐 정해지는 만큼 교과서 집필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남은 위원만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위원 충원 여부는 장관과 국장 등의 논의를 통해 결정되겠지만 아직 11명이 남아 있고, 자문을 거치는 것이 법적 절차도 아닌 만큼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오는 30일 역추위 공개회의에서 교과서 집필기준 가안에 대한 검토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을 마련해 교과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중학 교과서는 10월 중·고교 교과서는 12월 중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교과부와 편찬위는 집필기준에 대한 검토·자문과 함께 토론회 개최 등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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