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피디 김광만씨 위성사진 공개
이전 추정지점서 70여m 떨어진곳
30년대 문서·지도 분석 시뮬레이션

1932년 4월 중국 상하이 훙커우(홍구)공원에서 항일 폭탄의거를 일으킨 윤봉길(1908~1932) 의사의 순국(처형) 장소를 둘러싼 논란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프리랜서 다큐피디 김광만(56)씨는 거사 여덟달 뒤 윤 의사가 처형된 곳인 일본 이시카와현 미쓰코우지산 기슭의 옛 육군 공병작업장 서북쪽 계곡 한 지점이 구체적인 순국 장소로 확인됐다는 분석 결과를 현지 위성사진과 함께 25일 공개했다. 김씨는 또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26일 오후 가나자와 재일민단 지부에서 순국 장소를 놓고 다른 설을 제기해온 한·일 관계자들이 모여 순국지 확정 모임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개한 사진에 나온 순국 장소(북위 36도31분28.43초, 동경 136도40분14.12초)는 가나자와시 외곽 자위대 훈련장 북쪽 지역이다. 이전에 국내 방송 등에서 처형 장소로 추정한 훈련장 내 다른 지점보다 서북쪽으로 70여ｍ 떨어져 있다. 김 피디는 1933년 일본 육군성이 펴낸 윤 의사 관련 극비문서 <만밀대일기>에 나온 처형장 지형 기록과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현지 지도 20여종, 구글 위성사진 등과 비교분석해 터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만밀대일기>를 바탕으로 현장 약도를 스캔한 뒤 30년대 지도에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맞춰본 뒤 현장을 대조하고 다시 현 지도에 반영해 위도와 경도 값을 얻어 위성사진으로 출력했다고 한다.

순국 장소 논란은 <만밀대일기>가 공개된 2002년 이후 불거졌다. 이 기록에서 ‘미쓰코우지산 서북 골짜기’로 처형장 위치가 확인되면서 산 동남쪽 평지에서 처형했다는 일본군 발표는 거짓임이 드러났다. 또 처형 전후 상황도 밝혀져 한·일 학자와 재일동포, 언론 사이에 처형 장소를 찾으려는 조사가 본격화됐다. 2008년과 지난해에는 국내 한 방송사와 재일민단 등이 지도 등을 대조하고,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이용해 처형 지점을 찾았다고 주장했으나, 공인받지는 못했다. 순국 장소가 일반 통제구역인데다, 일부 조사는 현지 지형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 등 허점을 보인 탓이다. 양승학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26일 회의 결과를 검토한 뒤 국내 학자들과 국가기관 등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보내 현지를 정밀답사한 뒤 순국 장소를 공식 확정지을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