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눈에 띄는 3·1절 행사
천도교가 독립군 지원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빌미로 내세웠던 천도교 수운회관,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 2만장을 인쇄한 인쇄소 보성사 터, 유관순 열사가 갇혀있던 서대문 형무소 지하 여자감옥….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 일대에 흩어져있는 3·1운동과 관련된 역사의 현장들이다. 서울 서대문구가 3·1절 오후 시민들과 함께 3·1운동의 흔적을 엿보고 독립투사들의 기개를 느낄 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서울 종로구와 서대문구 일대 독립운동 역사현장을 체험하는 '3·1역사올레' 걷기다. 민주올레운영위원회가 함께 준비했다.
역사올레는 천도교 수운회관을 시작으로 탑골공원 승동교회 태화관 YMCA 종로경찰서(터) 보성사(터)를 거쳐 서대문형무소까지 5.6㎞ 구간이다. 독립투사들이 재판받던 경성지방법원(터), 3·1 독립만세 시위가 벌어졌던 현장인 비각,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인 백범 김 구 선생의 집무실과 숙소인 경교장 등 역사적 현장 13곳이 올레에 포함돼있다. 구는 올레를 걷고 역사적 현장을 음미하는 데 2시간 30분 가량 소요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이날 하루종일 3·1절 기념 체험행사가 열린다. 3·1독립만세운동 재현에 참여하거나 민족대표 33인이 돼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해볼 수 있다. 독립운동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풀이 시간도 있다.
태극기의 유래와 종류 그리고 역사 등을 기록한 전시와 독립운동 관련 서적 전시판매도 준비돼 있다. 무궁화 접기, 태극기 그리기 등 행사까지는 무료로 참석할 수 있고 독립운동가 티셔츠 만들기, 태극기 가방 만들기 등 유료 행사도 있다.
은평구는 '독립운동 역사의 도시'를 선언하고 항일독립정신을 재조명한다는 구상이다. 1910년대 후반 불교계 독립운동을 주도한 초월(1878~1944) 스님이 거처했던 진관동 진관사가 그 중심에 있다. 초월스님은 당시 임시정부에 보낼 군자금을 모금하고 의용승군을 조직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하다 1944년 6월 청주형무소에서 고문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평구는 1일 오전 진관사와 함께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을 기리는 태극연등을 만든다.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와 주민 등이 참석해 3·1절 노래를 부르고 만세삼창을 하는 시간도 예정돼있다. 3·1절에 앞서 28일부터는 진관동주민센터에서 진관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항일독립운동 사료전시회를 갖는다. 2009년 칠성각 해체보수과정에서 발견된 태극기와 독립신문류 등 6종 21점. 초월스님이 급박한 상황을 맞아 벽체에 감춘 것으로만 추정된다.
종로구와 강북구는 92년 전 그날을 재현하는 행사를 준비했다. 종로구는 3·1운동 발상지인 탑골공원 인근 남인사마당에서 만세의 날을 기념한 거리축제를 연다.
지역 내 각계각층 인사가 민족대표 33인으로 분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만세삼창을 한다. 당시 의상을 입은 청소년 자원봉사자와 주민 500여명이 보신각까지 0.6㎞ 거리를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한다.
강북구는 우이동 봉황각에서 독립운동 재현행사를 연다. 의암 손병희 선생이 항일독립운동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912년 지은 곳으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5명을 배출했다. 구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봉황각의 역사적 의미와 독립정신을 알리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태극기 거리행진과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합창 등을 준비한다.
정오부터는 만세 주먹밥 만들기, 태극기 얼굴그림 등 참여행사가 예정돼있다. 독립운동 전개과정을 담은 사진전시회도 열린다.
광진구는 3·1절을 맞아 주민들을 위한 태극기 판매 창구를 연다. 지역 내 전체 동주민센터(구의2동 제외)에서 태극기를 시중가보다 50%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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